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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이 칼럼] 배달이의 해외 코치 생활 적응기
박병현 객원기자  |  hooney03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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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6.14  18: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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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코치 일을 시작한 지 벌써 둘째 달이다. 
시작은 2월에 했지만, 주에 2회 정도 학교로 출근하다 보니 실질적으로 일한 시간은 적다.
그래도 벌써 달이 한번 바뀌고, 봄방학 캠프도 진행하면서 나름의 경험을 쌓는 중이다. 

해외에서 배드민턴 코치 생활. 시작은 했지만, 생각보다 머리 아프다.

배달이가 처음에 캐나다에 온 이유는 간단했다. 영어와 배달이TV.
기존 배드민턴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콘텐츠를 직접 내 삶에 녹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여기까지 이끌었다. 언뜻 들으면 무모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 무모하게 시작한 캐나다 생활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한 달이 지나자, 기존 코치들이 나에게 “무모한 도전”을 시켰다.

“이제 수업을 한번 직접 이끌어봐, Tory (배달이 영어 이름)”
그들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영어가 제2언어인 배달이에게 이 일은 준비 단계부터 여러 어려움에 부딪혔다. 우선, 설명을 영어로 해야 한다는 점. 게다가 수업 대상이 성인이 아닌 초, 중학교 학생이라는 점. 그래서 집중력, 신체, 이해 능력이 다르다는 점. 추가로 큰 소리로 30명 가까운 아이들의 주의를 한 번에 사로잡아야 한다는 점.

고맙게도 수업 계획을 짜면 기존 코치 두 명이 내 플랜을 같이 보고 검토해 주기로 했고 필자는 일주일 동안 열심히 준비해 봤다. 

   
 총 다섯 개의 수업 내용. 피드백을 위해 남겨둔 공간
사진을 그룹 채팅방에 보내자마자, 긴 글의 수정문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 전의 수업 내용과 중복된 점, 아이들의 집중 능력, 아이들의 실력이 초보인 점 등을 고려해 플랜을 보내자마자,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수업이 당장 내일인데.

이렇게 자세한 피드백들이 올 줄 모르고, 느슨하게 생각한 필자의 태도가 문제였을까. 아니면 그동안 너무 기존 코치들에게 의존했던 탓일까. 흔들리는 멘탈을 다시 잡고 인스타그램, 유튜브, 구글 검색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적합하고 재밌는 훈련 프로그램들을 다시 검색해 봤다. 그리고 수정된 레슨 플랜을 보냈다. 
   
 
 
본격적인 레슨 전 몸풀기 단계부터 다시 자세하게 적었다. 약 15분 정도 웜업을 진행하는데 가벼운 뜀뛰기 3바퀴, 옆으로 가는 스텝, 발을 교차하며 움직이는 스텝, 런지, 세 발씩 앞으로 진행하는 스텝, 팔 돌리며 뜀뛰기, 큰 걸음 뛰기, 앞으로 크게 뛰기, 오리걸음. 이런 식으로 구성했다. 

둘째로, 아이들의 집중력이 하루에 2개 이상 수업을 진행하기엔 어렵다는 피드백이 있었다. 게다가 수비 레슨은 이번이 처음이니 이쪽으로 진행해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수비 파트에 있어서는 필자가 자신 있었기에 좀 더 자세하게 계획을 짰다.

마지막으로 이 Gordon Head라는 학교는 주로 2시간 배드민턴 수업을 진행하는데 1시간 30분은 레슨으로, 나머지 30분을 게임으로 구성한다. 그에 맞게 레슨 당 얼마나 시간을 배분했는지 그리고 게임은 어떤 식으로 진행할 건지 등도 구체적으로 작성했다. 

이렇게 보낸 이후에도 조언은 계속 이어졌지만, 그보다 필자는 이제 어떻게 말하면서 학생들을 이해시킬지가 더 걱정이었다, 이때부터 머리가 지끈거렸던 걸로 기억한다. 평소에 한국말로 프레젠테이션을 하거나 사람들 앞에 서는 걸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는 달랐다. 20명 남짓의 아이들이지만 이 레슨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앞이 막막했다.       
   
   
 
우선 한국말로 적어보기로 했다. 처음부터 영어로 쓰려고 했을 때보다 술술 잘 써지는 느낌. 일단, 번역기를 쓰더라도 이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말은 해야 하니까. 친구와 영어로 의사소통은 할 수 있지만,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건, 생각보다 머리가 아주 아팠다. 어찌 됐든, 최대한 간단하게 처음 배드민턴을 접하는 사람이 들어도 이해할 수 있게 써야 했다. 

   
 
자, 그럼, 이제 구글에 맡겨보자. 쓴 문장을 그대로 번역기에 얹어봤다. 말은 되지만 과연 이걸 원어민들이 바로 이해할 수 있을까. 내 나름대로 고치고 또 고쳐봤다. 단어도 고치고, 문장도 바로 외울 수 있게, 쉽게 고쳤다. 희한하게 바로 영어로 말을 내뱉는 건 어려운데, 고치는 건 잘 된다. 뭐 때문인지, 아직도 모른다. 그렇게 고치고 또 고치고. 

단 두 동작에 대한 수업인데, 일주일이 넘게 걸렸다. 자 이제 내일이다. 내일 이 수업을 두 시간 동안 이끌어 가야 한다. 한국인 하나 없는 이 학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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