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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중의 두 번째 도전
배지원 기자  |  appless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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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9.30  10: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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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맑게 웃는 김현중

 

 

김현중을 처음 본 것은 텔레비전에서였다. 김현중은 국내최초 지적장애 1급 배드민턴 선수이기에 다큐멘터리에까지 나와 화제가 됐지만, 무엇보다 너무나도 행복한 얼굴로 배드민턴을 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세상에서 코코아와 배드민턴이 제일 좋다고 말하는 김현중을 만나기 위해 인천에 있는 김현중의 집을 찾았다. 지금부터 김현중의 행복바이러스를 월간배드민턴에서 만나보자.

 

글 사진 배지원 기자

 

 

 

변화의 가능성
국내최초 지적장애 1급 배드민턴 선수로 화제가 된 인천 구월중학교 1학년 김현중은 원래 테니스 선수였다. 여덟 살 때 처음 테니스 라켓을 잡았고 초등학교 3학년 때 간석초등학교로 전학을 가 본격적으로 테니스 선수의 길에 들어섰다. 지난 3월, 테니스 특기생으로 중학교에 입학하자 김현중의 이력을 본 장애인 체육회에서 함께 뛰자는 연락을 받는다. 하지만 국내 장애인 테니스는 휠체어 테니스만이 정착하였기에 김현중이 설 자리는 없었다. 그리고 김현중의 운동신경을 눈여겨본 장애인체육회에서 김현중에게 배드민턴을 해보는 것은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오고 김현중의 아버지 김정원 씨와 어머니 강애정 씨는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부모님의 걱정을 알았을까? 김현중은 배드민턴 라켓을 잡은 지 두 달도 채 안 된 5월, 장애학생 체육대회에서 고등부 학생대표들과 당당히 겨뤄 8강에 진출한다.

 

   
▲ 김현중을 응원하기 위해 체육관으로 온 가족들

“테니스장이 현중이의 놀이터였죠. 현중이도 재미있었는지 열심히 했고, 동호인들도 현중이를 많이 예뻐해 주셔서 온종일 테니스장에서 살았어요. 테니스장이 집에서 내려다보면 바로 보이는 위치여서 걱정이 안 됐어요.”

강애정씨는 김현중이 본격적으로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할 때, 재능발굴이 목표가 아니었기에 사람들과 어울려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천성이 사람을 좋아하고 특유의 밝은 미소 덕에 이미 동네에서는 인사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했던 아들이었기에 땀 흘리고 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성취감까지 배웠으면 했다. 하지만 청각장애를 이겨내고 주니어국가대표상비군까지 오른 이덕희(제천동중1)는 충격으로 다가왔고, 재능에 기대하는 마음도 커졌다.

 

 

“운동으로 길을 정하고, 세 살 때부터 했던 특수교육을 그만두었어요. 한글만 제대로 알고, 생활에 불편함만 없으면 되기에, 공부로는 더 이상스트레스를 주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운동이라는 게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 기대감이 커졌어요. 그러다 보니 제 기대치가 커지고 아이나 학교 측에 요구를 하 게 하나 둘 생기면서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그 후에 욕심내지 말자고 다시 마음을 접었어요(웃음).”

김현중은 운동을 시작하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지적장애 1급이라 하면 운동, 언어, 인지능력이 혼자서 지내는 게 어렵다고들 하지만 실제로 만나본 김현중은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 모습, 그리고 겁내지 않고 즐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래서 코트 위에선 ‘장애’를 생각할 수 없었다.

2011년 4월, 배드민턴 라켓을 잡다
김현중에게는 테니스 라켓을 내려두고, 새롭게 배드민턴을 시작하는 것이 큰 도전이다. 배드민턴의 기본기부터 다시 시작하기 위해선 오랜 시간 몸에 배어 있는 테니스의 모든 것을 잊어야 했다. 배우는 것에도 남들보다 두 세배의 시간과 노력이 들지만, 이미 알고 있는 것은 지우는 것도 배로 힘들 수밖에 없다. 배드민턴을 체계적으로 배워서 진학까지 고민하는 시점에서 무엇보다 그동안 함께 테니스를 하며 성장했던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도 걱정스러웠다.

“사실 부모로서 배드민턴을 하면서도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됐어요. ‘테왕사신기’라고 테니스를 왕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현중이와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테니스를 한 친구들이 두 달에 한번 씩 만나는 모임이 있어요. 현중이도 친구들을 정말 좋아하고 친구들도 현중이를 잘 챙겨줬거든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지냈기에 걱정이 없었는데, 이제 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니까요.”

배드민턴을 배우는 것도, 친구들 사귀는 것도 모든 것이 새로운 시작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큰 변화가 생겼다. 바로 대중교통을 혼자서 이용하게 된 것이다. 배드민턴 코치의 권유로 처음에는 버스로 집과 체육관을 오가는 것을 알려주었는데 어느새 환승하는 법까지 배워서 버스와 전철을 번갈아 탈 수 있게 된 것이다. 김현중의 부모는 현중이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불안한 마음도 든다. 그렇게 꼭 전화를 받으라고 하자 김현중은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 대표팀이 훈련중인 보은을 방문, 이용대와 함께

지난 7월, 김현중과 가족은 생각지도 못한 초대를 받는다. 바로 충북 보은에서 전지훈련 중인 국가대표 선수단을 만난다는 것이다. 이용대, 고성현, 신백철 선수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들과 강경진 코치가 보은을 방문한 김현중을 반갑게 맞이했다.

“이제 배드민턴을 시작하는 현중이를 위해 코치님과 선수들이 시간을 내주신건데, 부끄럽기도 하고 죄송했어요. 하지만 정말 친절하게 지도해주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어요.”

강애정씨는 김현중이 다큐멘터리에 나오고, 국가대표 선수단까지 만난다는 부담감에 체중이 4킬로그램이나 빠졌다. 자연스럽게 현중이의 모습을 담는다고 했지만 배드민턴을 정식으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실력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 방송에 나온 현중이의 모습만을 보고 사람들에게 괜한 오해를 하지 않을까 부담이 됐다.

“배드민턴을 하면 기분이 좋아요. 물론 체력훈련은 힘들지만요(웃음). 저도 이용대형처럼 국가대표가 될 거예요.”

하지만 국가대표 선수단을 만나고 온 김현중에게도 ‘배드민턴국가대표’라는 새로운 꿈이 생겼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다시금 뛰고 있다.

김현중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해맑은 웃음도 좋지만 체육관에서 신이 나서 외치는 파이팅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힘이 나게 한다. 앞으로 있을 힘들 훈련에 걱정도 되지만 김현중에게 배드민턴은 두 번째 단추라고 생각했다. 첫 번째 단추였던 테니스를 잘 꿰었기에 배드민턴도 잘 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름 김현중
생년월일 1997. 02. 26
소 속 새말초-간석초-구월중
사 용 손 오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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