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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복식의 핵심 유망주’ 김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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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4.05  15: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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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드림하이>에 `농약 같은 가시나` 고혜미가 있다면, 대한민국 배드민턴 국가대표에는 `농약 같은 머스마` 김기정이 있다. 빠질 수밖에 없는 김기정의 매력 속으로 고고고!!

2011 코리아배드민턴 슈퍼시리즈프리미어 남자복식 16강에서 신예 김사랑-김기정 조가 세계 2위인 인도네시아의 마르키스 키도- 핸드라 세티아완 조를 격파했다. 3월 초 유럽에서 있을 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김기정을 태릉선수촌에서 만나보았다. 승부를 즐길 줄 아는 스물 둘 김기정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김기정을 김기정답게 만드는 것
마침 김기정과 인터뷰가 있던 날은 일 년에 단 하루 남자가 주인공이라는 발렌타인데이었다. 기자가 미리 준비한 초콜릿을 김기정에게 주자 김기정은 "이거 재성이형도 주셨죠? 인터뷰 나오기 전에 방에서 쉬고 있는데 재성이형 책상에 이거랑 똑같은 초콜릿이 있길래 먹을까 말까 한참 고민했어요." 라며 웃으며 말했다. 초콜릿 덕분에 아주 자연스럽게 룸메이트인 정재성의 결혼과 여자친구가 있냐는 질문을 할 수가 있었고 "이게 오늘 처음 받은 초콜릿이에요. 재성이형이랑 누나(예비신부)가 통화하는 거 보면 부럽죠"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실제로 김기정을 보는 것이 처음이라 인터뷰 전 김기정에 대해 검색을 하며 여학생들이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에 팬카페가 있는지 알아봤는데, 아직 없었다. 한때 아이돌 수렁에 빠진 누나본능으로 본인이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더니 김기정이 손사래를 쳤다. "아마 팬카페가 생긴다면 저희 누나가 먼저 만들걸요? 누나가 셋에 조카가 넷이에요." 김기정이 대수롭지 않게 말하면 말할수록 취재진들의 눈이 커지고 여기저기서 질문이 튀어나왔다. "제가 초등학교 때 큰누나가 대학생이었거든요. 큰 조카가 일곱 살이에요. 가끔 집에 가면 잘 놀아줘요(웃음)"
초등학교 때부터 선수생활을 했으면 당연하게 가족과 있는 시간이 매우 없었을 거라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1남 3녀 게다가 나이 터울이 많은 누나들 사이에서 자라났다고 하면 더더욱 가족들이 함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을 것 같은데 김기정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배드민턴은 제가 선택한 거잖아요. 친구들이 공부하듯 저는 운동을 선택한 것이고 남들이 공부를 하듯 저는 배드민턴을 하는 거니깐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거로 생각해요. 하지만 부모님은 떨어져 사면서 잘 챙겨주지 못한다고 많이 미안해하세요."
배드민턴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기정은 진지하면서도 확고한 생각이 있었다. 배드민턴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도 비슷한 어려움은 다 있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김기정을 보면서 늘 나에게만 어려움이 닥치는 것이 아닐까 불평불만을 달고 살던 기자는 반성도 하게 됐다.

   
 
스물두 살, 김기정
"외국에 시합을 나가면 인터넷이 안 되는 곳도 많고 해서 외장 하드에 잔뜩 영상을 들고 가요. 요즘은 드림하이를 보고 있는데요, 토요일 저녁에 휴대전화를 붙잡고 보기 시작해서 새벽 5시까지 봤어요. 10부까지 봤는데 나머지는 이번 시합 때 보려고 아껴두고 있어요."
빨간색 케이스를 씌운 김기정의 상큼한 휴대폰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어두운색을 많이 입고 선호했는데요, 대학생이 되면서 밝고 튀는 색을 좋아하게 됐어요. 쇼핑하는 것도 좋아해요. (웃음) 맞다! 헤드폰 성능 진짜 좋은 거 알고 있는데. 전에 자다가도 깬 적도 있어요."
김기정은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크게 음악을 듣고 게임 하는 것을 좋아하는 스물 두 살 이었다. 코리아시즌에서 우승한 후 이용대 선수가 유니폼 던져 준 것 같이 헤드폰 끼고 손 흔들며 팬서비스 좀 해달라는 부탁에 "제가 나중에 진짜 잘하게 되면 코리아오픈에 한번 시도해 볼게요 " 사뭇 진지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국적, 종목을 넘어선 온갖 여자선수들을 갖다 붙이며 어떠냐고 묻는 짓궂은 기자의 물음에도 "말이 안 통하잖아요, 남자친구 있을 걸요? 걔들 어린데....." 하며 할 말은 다했다. 그래도 배드민턴 선수와 만나는 것은 괜찮다고 해서 기자가 마지막 쐐기를 날렸다.
"그럼 제2의 김동문 라경민?"


화제집중, 김기정
2011 코리아오픈에서 보여준 김사랑-김기정의 활약은 대단했다. 김사랑은 단식에서 복식으로 전향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런 둘이 2주 전에 한 팀을 이루고 세계랭킹 2위 팀을 이긴 것은 놀라울 뿐이었다.
   
 
"사실 그때 어떻게 게임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나요. 저나 사랑이 형이나 그때 몸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어서 중국(32강)경기부터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아요."
정재성-이용대 팀이 우승인터뷰 때 가장 까다로운 팀을 꺾어준 동생들 김사랑-김기정 에게 크게 한턱내겠다고 했는데 무엇을 어떻게 잘해줬는지 안 물어볼 수 없었다.
"재성이 형이 경기에 들어가기 전부터 너희가 인도네시아팀만 이겨주면 정말 잘해준다고 얘기는 해왔어요. 시합 끝나자마자 재성이형한테 전화를 걸어서 저희 이겼어요! 라고 했더니 형이 듣자마자 대박! 이라고...."
대박이라고 하고 다른 맛있는 것을 사준 게 있냐고 다시 묻자, 김기정은 "언젠가 좋은 날이 오겠죠" 라며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코리아오픈에서 김사랑-김기정조는 16강에서 세계 2위 팀을 꺾고 8강으로 올라서 정재성-이용대조를 만나 2대0으로 패한다. 서로 잘 알기에 더 어려웠을 경기, 그래도 한 세트정도는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냐는 물음에 김기정은 담담하게 답했다.
"저희도 형들을 잘 알고, 형들도 저희를 잘 알잖아요. 그래도 한 세트 정도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웃음) 아직 저희가 모자란 부분이 많으니깐요"
김기정은 후위에서 공격시 스매시가 없어 시합이 안 끝나는 것과 한번 실수를 할 때 와르르 무너져서 점수를 한번에 주는 것을 자신의 단점으로 꼽았다. 그리고 뛰는 속도가 느려 김사랑이 다 뛰는 것을 미안해하며 분명히 다음 경기에서는 오늘 보다 더 나아지겠다고 다짐했다.
스물두 살 김기정에게 있어 배드민턴은 인생의 목표가 되어주고, 스스로 선택하고 해결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 한다. 지금껏 해왔고, 또 좋아하기 때문에 포기하기 어려운 대상이다. 그래서 배드민턴 남자 복식에서 세계 어디서든 자신의 이름을 알게 만들 것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오늘도 차근차근 연습을 해나가고 있다.
"저희집도 월간 배드민턴 봐요(웃음) 배드민턴을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배드민턴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월간배드민턴의 독자에게 건네는 김기정의 인사를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김기정과 인터뷰를 마친 후 2008년 6월 월간배드민턴에 나온 김기정 인터뷰를 다시 보았다. 2년 반만의 인터뷰에서 김기정은 한층 더 성장해 있었고, 조금 더 자신의 꿈에 다가가 있었다. 그리고 변하지 않은 김기정의 배드민턴에 대한 목표와 꿈을 엿볼 수 있었다. 2012년 올림픽에서 김기정이 대한민국 남자복식 대표로 출전해 우승하는 모습을 상상, 아니 오래도록 품어왔던 그 꿈을 반드시 이루기를 바란다.

 

글 배지원 기자 | 사진 김경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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