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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콕 천사 - 애틀랜타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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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4.09.21  16: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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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기종목의 설움

앞에서 사이드카가 경기장 가는 길을 안내한다. 처음에는 얼떨떨하더니 기분이 좋아진다. 왠지 인도네시아라는 나라, 이 도시 그리고 이 나라 사람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보내주고 싶은 생각마저 든다. 전혀 낯설지 않고 어딘가 친근감 같은 것이 느껴진다.
배드민턴을 시작한 열 살 이후로 아프리카, 중동 같은 곳을 빼고는 거의 세계 대부분을 여행했지만 그 어느 국가도 수현을 그렇게까지 대접한다는 느낌이 든 곳이 없었다. 인도네시아는 확실히 다른 나라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구석이 있다. 1992년 인도네시아에는 국경일이 하나 더 생겼다.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수지 수산티가 금메달을 딴 8월 4일이 그날이다. 인도네시아는 배드민턴이 국기라고 할 정도로 배드민턴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애정과 열기를 쏟아 붓는다. 입국할 때 공항 세관에서부터 인도네시아에 온 것을 실감한다. 기자들이 달라붙고 취재열기가 굉장하다. 수현이 세계랭킹 수위를 넘나들고, 수산티의 라이벌이 되면서 관심의 초점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호텔에서 경기장까지 사이드카가 호위를 해주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보디가드의 호위를 받았다. 심지어 백화점에 가서도 수현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한국보다 훨씬 더 많은 나라다. 수지 수산티는 나라에서 개인 경호원을 붙여 줄 정도로 국보 대접을 받는다. 배드민턴 경기의 상금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환율차이 등으로 인해 수산티는 인도네시아에서 재벌급이라고 한다. 그런 대우를 받는 수산티의 어깨가 얼마나 무거울지는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러니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수산티가 3위를 했을 때 국민들이 얼마나 실망했을지는 들어보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수산티는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은퇴하려던 계획을 수정해 98년 아시안게임까지는 현역선수로 뛸 모양이었다.
어린시절부터 함께 운동한 동료들과 함께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경기 관람 매너 또한 요란스럽기로 유명하다. 소리를 얼마나 지르는지 공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가 많다. 특히 결승전 때는 사람들이 많이 달라붙어서 에스코트를 하지 않으면 경기장을 빠져나갈 수 없을 정도다. 이런 분위기에서 치러지는 인도네시아오픈에 비해 우리나라의 코리아오픈은 대조적인 면이 많다. 대회장이 썰렁할 때가 많아 외국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럴 때 비인기 종목의 운동을 한다는 게 서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은 경기 때 배드민턴동호인들이 많이 오지만, 그래도 항상 경기장을 꽉 메우는 외국의 경우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다.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애정을 쏟아 부어 그들이 마음껏 기량을 쌓고 펼칠 수 있는 물리적, 정신적 분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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