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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이칼럼] 배달이의 배드민턴 이야기
박병현 객원기자  |  hooney03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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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2.02  16: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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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사히 1년이 끝났다.    
: 올해 3월부터 시작한 커뮤니티 센터 배드민턴 교사 

정말 말 그대로 “무사히”다. 화요일 2시간, 수요일 2시간, 목요일 2시간씩 맡아서 하던 배드민턴 수업이 모두 종강했다. 캐나다에서 영어, 말로 해보는 첫 직업. 엄청난 긴장감과 압박감이 심해 내가 잘할 수 있을지,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지는 않는지, 학부모들이 배달이의 수업과 진행을 싫어하지는 않을지 매주 같은 고민의 연속이었다. 그 긴장의 끈을 잠시 놓을 수 있게 됐다. 

아무래도 영어는 제2 언어이기 때문에 수업을 진행할 때 답답한 적이 많았다. 고맙게도 학생들은 필자의 짧은 영어를 이해했고 수업을 잘 따라와 줬다. 그리고 마지막 날 고맙다고 말하는 내게 기분 좋게 미소 지었다. 그 미소는 그동안의 스트레스, 불안감 등을 한 번에 날아가게 해줬다.

   
 
화, 수, 목 다 합하면 약 80명의 아이들을 만난 셈인데 이 때문인지 요즘 마트에 장을 보러 가면 학생들을 자주 본다. 동네가 작은 섬이니 이러한 재미있는 일도 자주 일어난다.

#2. 신기한 일 
며칠 전 맥도날드에서 가볍게 점심을 먹고 있었다.
키오스크로 가장 싼 버거를 빠르게 고르고 콜라 리필해 먹기 가장 가까운 자리에 터를 잡았다. 그리고 가장 편한 자세로 배달이TV를 체크하고 있었다. 그때, 한 아이가 말을 걸어왔다. 익숙한 얼굴 하지만 생각이 나지 않는 아이의 이름. 아마도 정기적으로 수업을 받는 학생이 아닌 여름 방학 때 특강에서 본 아이 같았다. 아이가 내 이름을 부르며 수줍게 다가왔다. 그래도 이름이 난 생각나지 않았다. 머뭇대는데 아이의 아빠가 “사무엘!”이라며 그를 부른다. 나도 자연스럽게 “오, 사무엘. 잘 지냈어?”라며 인사를 했다. 이상하지 않았겠지. 자연스러웠겠지. 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사무엘의 배드민턴 플레이와 여름 방학 때 나눴던 짧은 대화들. 이제 확실히 기억났다. 아마도 아침을 거르고 레슨을 해서 내 뇌가 잠시 멈췄던 거다. 어색하지 않게 사무엘과의 대화를 마무리 지으며, 내 햄버거를 갖고 자리로 돌아갔다. 가슴을 쓸어내리고 햄버거를 크게 한 입 베어 물었다. 우걱우걱. 감자튀김도 쏙, 그리고 콜라까지 쭈욱. 배가 매우 고팠는지 허겁지겁 먹었던 기억이 있다. 

채 5분도 안 되는 식사가 끝나고 다시 등받이에 허리를 기대며 거의 눕다시피 앉아있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 큰 그림자가 내 테이블에 다가온다. 잘못한 게 없는데. 아이 이름 까먹은 거 티 났나. 최대한 괜찮은 척 신경 안 쓰면서 앉아있었다. 

   
 
그 때, “네가 배드민턴 빅토리아 선생님이니?” 말을 걸어오는 한 남자. “네, 맞습니다. 무슨 일이신가요?” 한껏 긴장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 노력한다. “우리는 너희가 배드민턴 수업을 지속해서 잘 이끌어줘서 정말 고마워한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우리 아들이 배드민턴을 많이 좋아한다.”라고 말씀하시는 거다. 이렇게 고마움을 직접적으로? 처음 겪어보는 경험이었다. 그것도 체육관이 아닌 패스트푸드점에서. 배드민턴 코치를 봤다는 이유만으로? 

사실 여름방학 때 배드민턴 강습은 힘들기로 유명하다. 매일 3~4시간 월~금요일 수업이 진행되고 보통 한 학교당 2주씩 배정된다. 올해는 4~5개 학교를 맡았고 그렇게 여름방학 3개월이 모두 배드민턴 여름 캠프로 채워졌었다. 오전, 오후 모두 할 때도 있었기 때문에 하루 종일 아이들과 씨름하다 보면 집에 올때쯤엔 녹초가 되기 일쑤였다. 말 그대로 캠프이기 때문에 이제 라켓을 처음 들어본 아이부터 조금 친다고 건방진 학생들까지 다양하게 있었다. 게다가 한 학교당 30명 정도가 배정되기 때문에 2명 혹은 3명의 코치로 이 모든 학생을 관리해야 해서 쉽진 않았다.

그에 대한 보답일까. 아이와 아이의 아버지의 감사 인사는 내년에도 다시 불 붙게 해줄 충분한 연료가 됐다. 내년에도 또 아이들을 잘 만날 수 있을까?  

   
 
첫 번째 사진에서 표정이 너무 심각하다고 “치즈” 했더니 활짝 웃는 아이들.
중학생들인데 이미 필자보다 한참 크다. 잘 먹고 잘 자고 운동 열심히 하는 아이들은 성장 속도도 다르다. 부러운 녀석들. 다들 내년에 또 등록한다고 했는데 과연 몇 명이나 다시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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