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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 캐나다에서 배드민턴 보조 코치 일을 시작했다. 한국에서 학교 방과 후 코치를 한 경력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레슨 받은 배드민턴 실력, 배달이TV를 통해 인정받은 분석 능력과 인지도로 Badminton Victoria 협회에서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현재 Head Coach, Second Coach 그리고 배달이. 이렇게 세 명의 코치가 함께 일하고 있다.
한국 배드민턴 스포츠 지도자 자격증은 있지만 그 자격증이 아쉽게도 캐나다에서는 인정되지 않는다. 그래서 보조 코치로 일을 시작해야 했고, 정식 코치 자격증을 따기 전까지 월급도 그보다 적은 편이다. 이왕 하는 거 정식으로 일하고 임금도 더 올리고 싶은 마음에 올해 초부터 계속해서 코치 자격증 취득을 알아봤다. 함께 일하고 있는 코치에게 많이 물어보고, 구글 검색을 통해 이 곳의 코치 자격증 취득 과정도 상세히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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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드민턴 코치 워크샵이 진행된 체육관(밴쿠버) |
우선 질문도 영어로, 답도 영어로 오기 때문에 안 그래도 생소한 취득 과정에 언어도 제2외국어다보니 한번에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감사하게도 Badminton BC라는 코치 자격증을 주관하는 기관에서 내 질문에 항상 빠르고 자세히 답해줬다. 이해가 안 되는 건 다시 물어보고 될 때까지 또 물어봤다. 결국 코치 코스를 듣던 날 진행을 맡은 강사는 내 이름을 이미 알고 있었다.
“네가 병현 박이구나? 만나서 반가워. 내가 너의 메일에 답을 하던 사람이야.”
민망하면서도 고마운 순간이었다. 거의 매주 혹은 매달 코치 자격증에 관해서 물어봤고 코스는 언제 열리냐며 수도 없이 괴롭혔기 때문에 얼굴을 마주했을 때 그 민망함을 잊지 못한다.
배드민턴 코치 자격증 취득 과정
한국과 정말 많은 부분이 달랐다. 한국에서의 시험은 기관이 나의 배드민턴 실력을 점검했다면, 이 곳에서는 배드민턴 코치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우선 온라인 코스 2개. 첫 번째 온라인 코스는 “안전”이었다. 수업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배드민턴 외에도 사람이 많이 모여있을 때, 누군가가 다쳤을 때, 아플 때 등 다양한 안전사고에 대해 대처 방법들을 온라인 수업으로 가르쳐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최종 테스트가 있었다. 그걸 통과해야 코스를 통과했다는 증서가 나온다. 두 번째 온라인 코스는 “도덕”. 이 코스 당시 코로나 기간이어서 15명 정도 되는 인원이 줌을 통해 수업을 같이 들었다. 4시간 동안 진행됐고, 다양한 도덕적 상황을 주제로 토론하고 대답하는 방식이었다. 상황이 굉장히 전문적이고 실제 학교나 기관에서 일어났던 일 들을 주제로 토론하기 때문에 영어로 말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게다가 4시간 동안 거의 쉬는 시간 없이 진행하다 보니 중간에 강하게 현타가 온 적도 많았다. 간단하게 말해 “도덕”이지 굉장히 포괄적인 범위이기 때문에 스포츠가 아닌 사회 전반적인 상식을 토론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어쨌든 무사히 4시간도 잘 버텨냈다. 그렇게 두 개의 온라인 코스를 끝내고, 마지막 현장 워크숍만 남은 상황이었다. 온라인 코스를 다 끝내고 또 메일을 보냈다. 최종 코스는 언제 열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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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캐나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단식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Brian Yang |
바로 다음 날 답장이 왔다.
8월 20일 오전 9시 ~ 오후 4시. 장소는 밴쿠버.
현재 빅토리아에 거주하는 배달이는 밴쿠버로 나가려면 페리, 숙소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았다. 게다가 7시간 동안 하루 종일 하는 수업이라니. 4시간 온라인 코스도 버거웠는데, 이걸 내가 버틸 수 있을까. 그것도 얼굴을 마주 보고 수업을 들으면서. 막막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체육관으로 가야 한다. 8월 20일 9시 전까지.
페리를 타고 나가려면 최소한 1시간 30분은 걸리기 때문에 20일에 출발하는 건 무리였다. 19일 페리를 예약하고 모든 세팅을 시작했다. 무려 한 달 전에.
해외 생활을 하면서 생긴 새로운 습관이다. 중요한 일이 있으면 몇 달 전부터 마음을 졸이고 계획을 철저히 짜려고 노력한다. 한국에서 생활할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다른 언어를 쓰다 보니 이렇게 미리 준비해 놓지 않으면 현장에 가서 헤매는 일이 많았다. 그곳에서 많이 쓰는 문장이나 단어는 어떤 것일지, 내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을 때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몇 가지 문장들을 적어 두거나 외워간다.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준비했다. 물론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한 달 전부터 따라왔다.
그렇게 차근차근히 캐나다 삶에서의 두 번째 도전을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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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4.4.26 금 2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