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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이 칼럼] 배드민턴 욕망 vs 코로나 – 1편
박병현 객원기자  |  hooney03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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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04  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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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관에 못 간지 벌써 두 달이나 됐다.
필자가 사는 캐나다의 저층 아파트는 거의 나무로 지어져서, 지하 주차장에서 벽치기를 하며 훈련을 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특히 최근에 이사 온 이 동네는 노인 비율이 높아서 소음 문제에 아주 예민하다. 이사 오자마자 벌써 아래층에 발소리 때문에 한 번 경고를 받았다.  

이 일로 인해 워낙 위축된 상태여서, 건물을 이용한 훈련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이러다 배드민턴 치는 방법을 잊어버리는 게 아닌가 싶었다.
 라켓의 스트링이 늘어난 걸 보니 그 느낌이 더욱 실감 났다.

 해소할 게 필요했다. 배드민턴으로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좋았다. 
 코로나로 인해 일도 줄어들고 정부에서는 외출 자제 명이 내려왔기에 집에서 하는 거라곤 인터넷을 통해 외부 소식을 아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러다 인스타에서 재밌는 걸 찾았다.

   
 
 바로 <셔틀콕 넣기 챌린지>. 필자는 밥그릇, 컵, 작은 컵, 셔틀콕 통 이렇게 네 가지를 선택했다. 점차 구멍의 크기가 작아지는 게 특징이다. 단 한 번의 연습도 없이, 라이브를 틀었다. 코로나로 인해 집콕 생활에 지루함을 느끼는 건 세계 어디든 매한가지. 배베(구독자 애칭)들과 이 지루함을 같이 날리고 싶었다. 

너무 쉬웠던 1단계 도전 밥그릇

 1단계 밥그릇에 셔틀콕 넣기 도전은 사실 너무 쉬웠다.
 단 몇 번의 시도 만에 성공했다. 연습을 한 번도 안 해보고 시도한 거라 재미없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됐었다. 혹은 너무 어려우면 어쩌나 하고 고민도 했었다. 그 모든 게 성공하는 순간 ‘찰랑’ 하는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당연히 라이브 채팅창에서도 너무 쉬운 도전이라는 말이 나왔고, 필자도 당연하다는 듯 다음 도전을 준비했다. 

“맞아, 이건 너무 쉽지”  

  다음은 일반 물 컵. 밥그릇보다 확실히 작은 구멍에 이젠 높이까지도 살짝 올라간다.
  갑자기 작아진 구멍에 긴장감을 느꼈다.

   
 
계속된 2단계 실패. 3단계로 아무렇지 않게 이어가기

   
 
 1단계가 너무 쉬웠던 걸까. 다시 생각해도 깊은 짜증이...
 셔틀콕이 절대 들어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소파에는 계속 셔틀콕들이 쌓여서 보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지쳤다. 소파를 맞춰서 넣어볼 생각도 했지만 계속해서 실패했다. 다음번에라도 이건 다시 도전해 볼 생각. 포기할 수는 없다!

배베와의 내기. 이길 수 있을 것인가

   
 
 역시 승부에 강한 배달이 인가.
 라이브 시간 저녁 8시~저녁 9시(캐나다 시간). “남은 시간 안에 3, 4단계 성공하기” 내기를 시작했다. 성공하면 배베가 보내는 슈퍼챗을, 실패하면 배베 소원 들어주기.

 갑자기 집중력이 치솟았다. 물론! 필자가 져서 배베의 소원을 들어줄 수도 있었지만, 이건 승부가 아닌가. 지기 싫었다. 결국 내기를 시작하고 10여 분 만에 3, 4단계를 모두 성공했다. 2단계를 실패한 게 이상할 정도였다. 

 오랜만에 한 라이브에서 생각보다 많은 배베들이 들어왔다. 무료하고 위험한 일상 속에서 재밌는 하루였고, 단 한 분이라도 챌린지를 보고 배드민턴 욕망이 풀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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