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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남자 복식 평정할 기세삼성전기 입단 예정 김기정
문영광 기자  |  nineyk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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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1.16  10: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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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남자 복식 평정할 기세,
삼성전기 입단 예정 김기정

   
 
내년 1월 삼성전기 입단이 확정된 국가대표 김기정. 올해 초까지만 해도 오랫동안 달고 있던 유망주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내지 못했던 그는 김사랑과 함께 승승장구하며 그야말로 쭉쭉 커나가고 있다. 놀라운 행보를 보이며 한국 남자 복식을 이끄는 존재가 된 김기정을 훈련이 한창인 진천선수촌에서 만날 수 있었다.
글 문영광 기자  사진 김홍경 기자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 2012 코리아오픈이 열린 직후인 올해 1월 중순. 당시 세계랭킹 2위 정재성·이용대 조의 코리아오픈 전후를 주된 내용으로 한 모 방송국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전파를 탔다. 정재성·이용대 조의 어린 후배이자 결승 상대로 짧게 방송에 비쳐진 김기정·김사랑 조는 그저 실력 있는 유망주로만 여겨질 뿐이었다. 적어도 그 방송에서는 말이다. 모든 포커스는 정재성과 이용대에게 맞춰져 있었고 김기정과 김사랑의 영광은 먼 훗날 이야기인 듯했다.

그러나 이들은 보란 듯이 커나갔다. 김기정과 김사랑의 성장세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뻗어나갔다. 올림픽 이후 약 반 년 간 한국 남자 복식을 책임지며 국제무대에서 승승장구를 펼쳤다. 올해 초까지 40위 밖이었던 이들의 세계랭킹은 12월 현재 4위. 마치 오랜 봉인이 해제된 것처럼 치고 올라가고 있다. 어디까지 올라갈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본호의 주인공인 김기정은 한국 남자 복식을 이끄는 3개 조 선수들 중 막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했던가. 지난 대회들과는 달리 올해 코리아오픈에서는 한국 조 중에 유일하게 시드를 받고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말이 필요 없는 국내 최강팀 삼성전기 입단이라는 겹경사도 맞았다. 남자 복식 전통의 강국 대한민국에서도 엘리트코스만 밟아온 김기정의 전설은 이제 막 시작하려 하고 있다.

김기정은 당진초등학교 5학년 때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 배드민턴 치는 것을 무척 좋아했던 그는 체육 선생님의 ‘배드민턴 해 볼 생각 없냐’는 물음에 주저하지 않고 응했다. 하지만 좋아서 시작한 배드민턴이지만 원하는 만큼 실력이 금방 늘지는 않았다. 자신이 소질 있다는 것을 언제 처음 느꼈냐는 질문에 그는 “소질은 정말 못 느꼈다. 어렸을 때는 굉장히 못했다.(웃음) 중학교 1학년인가 2학년 때부터 갑자기 확 늘어서 열심히 하다 보니 국가대표가 되었다”며 겸손을 떨었다.

광명의 배드민턴 명문 하안중학교에 진학한 후 김기정은 그의 말대로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매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는 줄곧 주니어 대표팀에도 소집되어 들어갔다. 광명북고로 진학한 후에는 이미 동급 최강이었다. 많은 지도자들의 눈에 띄며 한국 남자 복식을 이을 선수로 평가받았다.

원광대 진학한 첫 해 대학 무대를 평정한 김기정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들며 큰 무대 경험을 쌓을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돌아왔다. 아쉬웠지만 그런 큰 무대에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 여겼다. 그리고는 언젠가 다시 올 기회를 위해 자신을 더욱 단련했다.

   
 
경기를 보다 보면 공을 치기 전 자세를 보고 볼의 방향을 어느 정도 예측하게 되는데 김기정의 공은 예측불허다. 소위 앞볼 스타일을 말할 때, 김기정은 정석에서 벗어난 스트로크를 많이 구사한다. 어릴 적부터 장난치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변칙적인 스트로크를 많이 연습했다. 시합에서 정석대로 치려고 해도 그런 버릇들이 자꾸 나와 실수를 많이 했다. 실수를 반복하면서 점점 김기정 만의 플레이스타일을 익혀갔고 그것은 점점 상대를 괴롭혔다.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것들(변칙적인 플레이)이 나와 잘 맞는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2011년 초, 김기정은 장차 ‘영혼의 콤비’가 될 김사랑과 파트너를 이루게 된다. 파트너가 된 지 2주 만에 이들은 코리아오픈 16강에서 베이징올림픽과 광저우아시안게임을 모두 휩쓴 마르키스키도·헨드라세티아완 조(인도네시아, 당시 세계랭킹 2위)를 잡는 대이변을 연출하며 신데렐라가 된다. 이후 이들은 빠르고 정교한 플레이 스타일을 앞세워 점차적으로 호흡을 다져나갔다.

김기정은 파트너 김사랑에 대해 “오래 한만큼 호흡은 최고다.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플레이 할 때 편하다. 경기 외적으로도 잘 맞는다. 사랑이 형이 일부러 나에게 맞춰주려고 하는 것 같다. 사랑이 형은 평상시에는 정말 착하다가도 운동할 때는 다혈질적인 면도 보여준다. 운동선수라면 이런 것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 심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어렸을 때는 욱하는 면이 심했었는데 지금은 많이 고쳤다”고 말했다.

   
 
김기정은 최고의 파트너인 김사랑과 같은 소속팀에서 뛰게 되었다. 바로 최강팀 삼성전기에 입단하는 것. 내년 1월 중순 입단식을 앞두고 있는 김기정은 “삼성전기는 한국 최고의 팀이다. 그런 곳에 입단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자부심이 생긴다. 최고의 팀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 내 몫을 못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벌써부터 들기도 한다”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어 엄청난 복식 선수들이 즐비한 삼성전기에서의 각오를 묻자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인 곳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직장인들이나 누구나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회가 줄어든다거나 그런 것 때문에 최고의 팀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삼성전기는 한국에서 최고의 팀이기 때문에 그곳에 들어가면 뿌듯할 것이라는 생각만 해봤을 뿐이다. 선배들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팀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대표팀 파트너인 김사랑의 영향력도 어느 정도 있다는 속내도 밝혔다. 김기정은 “김사랑 선수가 있는 팀이라는 점도 조금은 고려했다. 대표팀에서 계속 호흡을 맞춰야 하는데 소속팀에서는 다른 선수와 호흡을 맞추게 되면 리듬이 깨질 수도 있다. 삼성전기에서는 계속 김사랑 선수와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고 말했다.

김기정은 아직도 스피드, 파워, 잦은 실수 등 모든 부분에서 고루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 부족한 것들을 채워나가다 보면 확실히 지금보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는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 오르는 것과 똑같지 않은가?”라며 계속해서 정진할 뜻을 내비쳤다.

   
 
예전에 비해 김기정의 인기는 상당히 높아졌지만 정작 본인은 크게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자신이 세계랭킹 5위 안에 있다는 것 또한 현실로 와 닿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순식간에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위치에 올라섰으니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코리아오픈은 자신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맛 볼 것이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국내 팬들 앞에서 대한민국 남복 A조로써 멋진 경기를 펼쳐야 한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세계랭킹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김기정은 “코리아오픈은 한국에서 열리고 한 해 첫 대회기 때문에 어떤 선수든 스타트를 잘 끊고 싶어 할 것이다. 우리도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다. 준비한대로 열심히 해서 세계 톱 랭커의 실력을 보여줄 것이다. 나를 스타로 만들어준 코리아오픈에서 다시 한 번 일을 내고 싶다”며 마지막 각오를 밝혔다. 이제 곧 열릴 김기정의 시대, 월간배드민턴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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