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사랑, 독도 사랑
김훈이 전국배드민턴연합회 홍보부회장

가수 김훈이. 7080세대를 살아온 이들에게는 무척이나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조용필, 최헌, 함중아 등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가수의 반열에 올랐던 그는 국민생활체육 전국배드민턴연합회 홍보부회장으로도 적지 않은 업적을 남겼다.

김훈이 부회장은 전국배드민턴연합회와 서울시배드민턴연합회의 창단 시부터 창단멤버로 여지껏 함께 하고 있다. 그는 배드민턴 라켓을 잡기 시작한 후부터 약 30년 넘게 생활체육 배드민턴의 저변확대를 위해서 홍보하는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다. 32년 간 전국 방방곡곡의 배드민턴 대회를 찾아 다니며 문화체육관광부 대회, 전국 가족 대회, 전국 연합회장기 대회, 동호인 국제대회가 있을 때마다 MC와 애국가 제창을 해오고 있다. 대회장에서 그를 자주 본 동호인들이 ‘애국가 가수’라는 별명을 붙여줬을 정도다.

3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러한 활동이 무엇보다 값진 이유는 바로 ‘무료 자원봉사’이기 때문이다. 가수가 마이크를 잡으면 많든 적든 출연료를 받는 것이 마땅하지만 32년 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대회에서 봉사해오면서 현재까지 한 차례도 돈을 받아본 적이 없다. 어디까지나 배드민턴 활성화를 위해 본인의 재능과 시간을 바치는 것이다.

다방면에 재능을 갖춘 김훈이 부회장은 케이블 TV인 KBSN SPORTS에서 전국 생활체육 배드민턴 대회를 중계할 때마다 해설자로도 활동해오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태권도 선수로도 한창 이름을 날렸다. 그야말로 노래, 운동, 언변, 선행까지 팔방미인 중에서도 으뜸이라 할 수 있다.

김훈이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 것은 1972년도 미8군 하우스 밴드를 통해서다. 이때부터 차곡차곡 쌓은 실력을 바탕으로 1975년에는 ‘훈이와 슈퍼스타’를 결성하여 가요계에 이름을 알렸다. 다운타운가에서 활동하던 1980년대 초반에는 히트곡 ‘오라리오’를 발표해 소위 대박을 쳤다. 그해 KBS아 MBC 가요대상에서 락부문 상을 휩쓸었다.

이렇게 조용필, 최헌 등 동기 가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연예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던 시절에도 김훈이 부회장은 남몰래 선행을 해왔다. 소년소녀가장 돕기, 교도소 위문공연 같은 여러 가지 선행을 30년 동안 꾸준히 남모르게 해오고 있는 김 부회장은 “봉사할 운명을 타고 났나보다”라며 웃었다.

가수 김훈이로서 가요계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던 1980년,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배드민턴을 접하게 된다. 집 근처 산에서 평소와 같이 발성연습을 하던 어느 날, 친구이자 전 국가대표 감독인 故노정권 감독의 권유로 배드민턴을 시작하게 된다. 180cm라는 훤칠한 체격조건을 본 노정권 감독이 배드민턴을 꼭 해야 한다며 잡아끌었다. 계속해서 이어진 방송활동과 공연 때문에 건강이 썩 좋지 못했던 김 부회장은 건강을 위해 흔쾌히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배드민턴은 상상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셔틀콕이 라켓 면에 맞는 느낌도 너무 짜릿했다. 스매시를 할 때면 쌓인 스트레스가 확 풀릴 정도였다. 이와 함께 땀을 흠뻑 흘리며 운동을 한 후에는 체내의 노폐물이 모두 빠져 나가기 때문에 몸이 아주 가볍고 노래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고 시간과 장소의 제약도 크게 받지 않는 편이어서 매력적인 운동이라 생각했다. 다른 종목에 비해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적었다. 김 부회장이 접한 배드민턴은 그야말로 최고의 생활체육이었다.

김훈이 부회장은 이때부터 약 1년여 동안 노정권 감독에게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 더 많이 배우기 위해 코치들의 술값을 모두 지불해가며 배드민턴을 배웠다. 그렇게 한동안 배드민턴에 미쳐 살았다. 배드민턴 때문에 방송을 펑크내고 PD에게 찍혀 방송 출연이 어려워지기도 했다. “그때부터 출연료만 꾸준히 모았어도 꽤 큰 돈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며 배드민턴 사랑을 내비쳤다.

이어 김훈이 부회장은 “바로 얼마 전 가장 친한 친구인 ‘오동잎’을 부른 가수 최헌이 세상을 떠났다. 미 8군 그룹사운드 시절 둘도 없는 친구였던 친구가 세상을 떠나니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내가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일전에 배드민턴을 함께 하자고 권유한 적이 몇 번 있었지만 오히려 친구는 골프를 권했다. ‘진작에 더 강력하게 배드민턴을 권해서 함께 했으면 건강을 지킬 수 있었을텐데’ 하는 후회가 들었다. 아직도 친구의 모습이 생생하다”며 아쉬운 이야기를 전했다. 이후 김 부회장은 건강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느끼고 배드민턴 활성화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김훈이 부회장은 국내 선행과 배드민턴 무료 봉사 외에 해외에서도 배드민턴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약 30년 전부터 약 70명의 인원이 필리핀에 가서 대통령 영부인과 배드민턴을 쳐주는 교류를 하고 있다. 대만에서 열리는 모닝컵 대회에도 계속 참가 및 교류를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홍콩, 일본, 중국 쪽에 생활체육 배드민턴 홍보와 교류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사실 이 모든 활동이 자신의 사비를 털어 다녀야 하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출연료 등 수입이 생기면 모두 그쪽(배드민턴 해외홍보)으로 쓰고 있다. 그러나 김 부회장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생활체육 배드민턴의 홍보대사로서 사명을 다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고 최근에는 독일과 미국 등에서 올드팝 공연과 함께 교민들에게 배드민턴을 전파하고 있다.

김훈이 부회장은 현재 매우 큰 행사를 앞두고 있다. 바로 제 1회 국민생활체육 독도사랑 전국배드민턴대회가 그것이다. 두 팔을 걷어붙이고 직접 계획한 독도사랑 전국배드민턴대회는 독도 영유권 문제와 생활체육 배드민턴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써 개최하게 되었다.

그는 “동해 바다 한 가운데 우뚝 서있는 환상의 섬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지리학적으로 우리 대한민국의 고유영토이다. 우리는 독도를 바르게 알고 사랑하고자 ‘제 1회 독도사랑 전국배드민턴대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이 대회를 통해 독도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대내·외에 적극 홍보하며 300만 배드민턴 동호인들에게 독도 영유권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심어주기를 원한다”며 대회의 개최 목적을 밝혔다.

김훈이 부회장이 가수생활을 하면서 벌어온 거의 모든 돈을 쏟아 부어 개최하는 이번 제 1회 독도사랑 전국배드민턴대회는 금전적으로 지원받는 곳이 단 한 곳도 없는 상태로 진행하고 있다. 순수하게 독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뜻을 모아 시작했고 그리고 만약 대회를 통해 조금의 수익금이라도 남는다면 그 전액을 독도발전기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보다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번 독도사랑 전국배드민턴대회의 개막식에는 특별히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시범경기와 인기 가수 축하 공연도 마련되었다. 김 부회장은 “흔쾌히 독도사랑 대회에 관심을 보여주시고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지인들과 올림픽 메달리스트, 대한배드민턴협회 임원, 전국배드민턴연합회 임원, 특히, 협찬사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 도와주신 모든 분들의 은혜를 어떻게 다 갚을지 모르겠다. 좋은 대회로 보답할 것을 약속하며 내년에는 TV중계와 언론매체를 통한 홍보를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다”라며 성공적인 대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주변에 나를 도와주는 수많은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협찬사는 물론이고 전국 16개 시·도연합회와 서울 25개 구연합회에서 힘을 많이 실어주고 있다. 모두 거론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옆에서 도와주기에 내가 배드민턴에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것이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훈이 부회장의 바람이 있다면 대한배드민턴협회와 전국배드민턴연합회가 하나로 통합을 이뤄 배드민턴 동호인과 엘리트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다. 그리하여 국내 엘리트 대회에도 더욱 많은 동호인들이 찾아 관심과 애정의 뜨거운 박수를 보냄으로써 국제무대에서 우리 선수들이 활약하는 데 더 큰 힘을 실어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마지막으로 “300만 배드민턴 동호인들이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뜻을 같이 하여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김훈이 부회장은 앞으로도 남은 일생을 ‘배드민턴 전도사’로 살아갈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 독도사랑 전국배드민턴대회가 성공리에 치러져 그의 노고와 봉사에 대한 보답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