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대표 생활체육 중 하나가 되었다.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동호인들은 이 무더운 여름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다. UBCA에서는 대한민국 사람이 아닌 외국인의 관점에서 본 우리의 배드민턴 생활체육문화는 어떠한지에 대해 의견를 듣고 싶었다. 현재 UBCA에는 한국으로 유학 온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각 동아리에 소속되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 외국인 학생들을 초청하여 위와 같은 내용에 대해 많은 이야기와 정보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글·사진 UBCA 김진구 대표

먼저, 한국에 와서 배드민턴을 치며 신기하고 즐거웠던 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1. 선후배 문화
대한민국에서 배드민턴을 즐기면서 가장 신기했던 점 1위로는 서로 돕는 선·후배 관계를 꼽았다.외국에서는 선배들은 운동을 시키기만 하거나 단순한 경쟁상대 중 한명인데 한국에서는 배드민턴을 가르쳐주거나 밥을 사주거나 배드민턴 외에 다른 것까지 도와주는 모습을 보면 ‘정말 한국은 정(情)이 많은 나라구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고 한다.

2. 운동을 하고 함께 샤워를?
보통 외국에서는 운동이 끝나면 각자 집으로 돌아가서 샤워를 하는데
한국에서는 모두 함께 샤워를 하고 마지막에 나오는 사람까지 기다린 후 함께 돌아가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모두 함께 샤워를 한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이곳에서 모두 함께 목욕을 한다는 점을 매우 신기해하였다.

3. MT문화
외국의 모든 대학(말레아시아 제외)은 MT를 간다고 하면 집중 합숙훈련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한국의 MT는 서로가 친해질 수 있는 즐거운 문화라는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배드민턴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람과 친구를 만나고 더욱 친해지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 MT가 매우 좋다고 하였다.

4. 배드민턴을 즐겁게!
외국에서는 처음 배드민턴을 배우면 마치 엘리트 선수들처럼 스트로크 훈련, 하이클리어 훈련, 스텝 훈련을 먼저 하고 게임은 일주일에
한두 차례 할까 말까 하는데 한국에서는 게임을 많이 하고 자신이 원할 때만 레슨을 받는다는 점이 매우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자국에서 ‘배드민턴‘ 하면 그냥 체력을 기르는 운동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는데 한국에서는 즐겁게 게임 위주로 운동을 하니 매 운동시간이 즐겁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한국에서 배드민턴을 하면서 ‘이것은 좀 고쳤으면’ 하는 것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1. 스트레칭은 필수
한국에 처음 와서 배드민턴을 쳤을 때, 스트레칭을 각자 알아서 하고 바로 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한다.자국 클럽에서는 다함께 스트레칭을 하고 기본 스트로크 훈련 등을 하고 그 다음에 게임을 하는데 한국에서는 스트레칭을 5~10분정도 각자 알아서 하고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바로 게임을 한다는 점이 걱정스럽다는 의견이 제일 많았다.운동도 좋지만 안전사고를 대비하여 약 30분 이상은 꼭 스트레칭을 했으면 하는 외국인 학우들의 걱정이 1위 의견이었다.

2. 시간약속을 지킵시다!
외국에서는 보통 운동시간 30분 전에 미리 나와 함께 스트레칭을 하고 정시부터 본격적인 운동을 하는데 한국에서는 예를 들어 7시부터 운동을 한다고 하면 1시간이 지난 8시나 되어야 모두 모인다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시간 약속을 지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3. 심판은 싫어
자국에서는 게임을 할 때, 쉬고 있는 동료들이 주심이나 선심을 봐주는데 한국은 자신의 경기가 끝나면 나 몰라라 하는 점이 매우 아쉽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보통 선심이나 주심을 보는 인원들이 다음 게임에 들어가곤 하는데 한국에서는 주심과 선심 없이 선수들이 1인 3역 (선수, 점수, 라인판정)을 모두 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아쉬웠다고...

4. 응원문화가 없다
외국에서는 클럽이나 동아리만의 응원 문화가 있어서 응원소리만 들어도 ‘아, 어떤 클럽이 왔구나’ 할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참가하는 선수들도 이런 응원문화를 꽤 즐긴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생활체육 경기에 참가하면 이런 응원문화가 전혀 없어서 너무 썰렁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대회 때 체육관에 선수들만 달랑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아쉬웠다고 한다. 생활체육이지만 자기 팀만의 응원문화를 만든다면 지금보다 더 재미있게 배드민턴을 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마지막으로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의 구분이 명확한 한국과 다른 나라 간의 차이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의견을 수렴해 보았다.

1. 중국
일반 클럽에서 활동 하다가 실력이 좋은 인원은 상위 코스로 이동 후 계속 배드민턴을 즐긴다. 그리고 계속해서 상위클럽으로 이동하다가 큰 대회에서 3위 이상의 입상을 할 경우에만 선수등록이 된다고 한다. 배드민턴을 아무리 잘 쳐도 입상을 하지 못한다면 선수등록을 할수 없다고 한다.

2. 스위스, 일본, 대만
위의 국가들은 보통 1개의 대학에 배드민턴 동아리만 해도 3~7개 정도가 된다고 한다. 본 기자도 도쿄대와 게이오대에 방문했을 때 대학마다 4~7개의 배드민턴 동아리가 있음을 확인한 적도 있다. 그 동아리 중 전국대회를 참가하는 대학 동아리는 소수이며 나머지는 일반 아마추어 동아리이다.
대학 동아리 선수들은 엘리트 선수와 아마추어의 선택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 배드민턴을 제일 잘 치는 선수가 배드민턴 팀이 있는 일반 기업에 스카웃 형식으로 입사하여 오전에는 업무를 보고 오후에는 배드민턴을 치는 형식으로 운동을 한다고 한다.

3. 말레아시아
말레이시아는 선수와 아마추어의 구분이 없다. 선수를 목표로 하는 학우들과 그냥 즐기는 학우들이 함께 배드민턴을 친다고 한다. 때문에 말레아시아에서는 대회를 개최하면
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 모여서 대회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프로가 아마추어한테 지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한다.

머나먼 타국에서 친구도 없이 외롭게 공부를 해야 하는 외국인 학생들. 이들에게 배드민턴은 한국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배드민턴을 통해 많은 한국인 친구들을 사귀게 되고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고 말하는 이들. 앞으로 남은 한국생활에서도 배드민턴을 통해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고국에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