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일이 세계랭킹 1위 린단(중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승행에 실패했다. 

이현일(세계랭킹 10위)은 3일 밤(이하 한국시간)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배드민턴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린단에게 0-2(12:21, 10:21)로 완패하며 결승행이 좌절됐다.  

예선부터 8강전까지 완벽한 경기력을 과시한 이현일이었지만 이날은 린단이라는 상대에 대한 부담감, 준결승이라는 부담감까지 겹쳐 경기 내내 몸이 무거운 모습이었다. 1게임 초반부터 린단은 이현일의 스트로크를 완벽히 파악하고 나온 듯한 움직임으로 허점을 보이지 않으며 앞서갔다. 때문에 경기 시작 후 이현일은 상대에게 5점을 내어줄 때까지 1점도 뽑지 못하며 페이스를 잃었다. 린단의 움직임에 당황한 것일까. 이현일은 잦은 범실마저 범하며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겼고 1게임을 12:21로 내줬다.

이후 2게임에서 이현일은 조금씩 제 컨디션을 찾아갔다. 이현일이 자신감을 조금씩 회복하면서 공격도 먹혀들어갔고 린단에게도 범실이 나오기 시작했다. 초반 리드를 잡고 이기는 게임을 하는 듯 했다. 하지만 린단은 정말 강한 상대였다. 상대의 움직임을 역으로 이용하는 날카로운 스매시가 연이어 구석구석을 찔렀고 이현일은 방향을 예측하지 못하고 따라가다가 포기하기 일쑤였다. 그러면서 8점대까지 팽팽하던 경기양상이 깨지고 또 다시 린단이 치고 나갔고 결국 단 10득점에 그치며 10:21로 2게임마저도 내어주고 말았다.

마지막이라고 여겼던 올림픽이었기에 더욱 아쉬웠다. 하지만 린단의 벽은 너무도 높았다. 하지만 아직 경기는 끝난 것이 아니다. 3, 4위전이 남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3, 4위전에서 동메달을 딸 자신이 있다”고 말한 이현일인 만큼 이번에는 4년 전과 같은 아픔을 겪지 말고 꼭 동메달을 목에 걸기를 기대해 본다.

한편, 또 다른 결승전에서는 예상했던대로 리총웨이(말레이시아, 세계랭킹 2위)가 중국의 첸롱(세계랭킹 3위)를 2-0으로 가볍게 누르고 결승에서 린단과 또 다시 맞붙게 됐다. 이현일과 첸롱의 3, 4위전은 5일 오후 열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