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에 출전 중인 한국 여자복식의 정경은·김하나 조(세계랭킹 8위)가 세계랭킹 1위의 왕샤오리·유양 조에게 2-0 승리를 거두고 A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역대 전적에서 7승 1패로 절대적인 우세에 있던 중국의 왕샤오리·유양 조는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하며 져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1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배드민턴 여자복식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각 2승을 거둔 정경은·김하나 조와 왕샤오리·유양 조가 조 1위 자리를 놓고 맞붙었다. 정경은·김하나 조는 이 경기에서 이기게 되면 조 1위로 8강에 진출해 우리 선수끼리의 대진을 피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때문에 세계최강인 상대를 맞아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경기는 너무도 손쉬운 승리로 끝이 났다. 역대전적에서 절대적 열세였던 정경은·김하나 조는 1게임를 21:14, 2게임을 21:11로 가져오며 완승을 거두며 조 1위를 확정했다. 그러나 문제는 상대의 태도. 중국 조는 일부러 서비스를 실수한다거나 서비스 리턴은 실수하며 매우 불성실하게 경기에 임했고 지켜보는 관중들이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이기려는 태도가 아닌 일부러 지기 위해 경기를 하는 듯 보이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급기야 심판장이 직접 다가와 중국 선수들에게 주의를 주며 성실하게 경기에 임할 것을 당부했으나 이후에도 변함없이 불성실하게 경기에 임해 논란을 일으켰다. 성한국 감독은 이같은 져주기 경기에 대해 경기 중에도 격렬하게 항의했음은 물론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스포츠 정신을 위배한 행위”라는 말로 중국 선수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의 왕샤오리·유양 조는 A조 1위로 무난히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전력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4강에서 같은 중국의 티안칭·자오윤레이 조(세계랭킹 2위)를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조 2위로 토너먼트에 간다면 결승전까지는 중국팀끼리 만나지 않게 된다. 때문에 중국이 일부러 져주기 경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정신을 져버린 이러한 져주기 경기 논란에 세계배드민턴연맹(BWF)도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을 보이고 있다. 파이산 랑시키트포 BWF 부회장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의혹이 사실이라면 올림픽 정신을 모욕하는 부끄러운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제배드민턴연맹 측은 밤샘 조사를 해서라도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한 상태인 만큼 져주기 경기를 펼친 중국에게 어떤 조치가 처해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