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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성한국 감독과 성지현의 아버지가 걸어온 길, 내가 걸어갈 길
배지원 기자  |  appless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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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6.04  16: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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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성한국 감독과 성지현의 아버지가 걸어온 길, 내가 걸어갈 길

5월 가족의 달을 맞아, 특별한 배드민턴 가족을 만나기 위해 태릉선수촌으로 향했다. “지현이 아직 안 왔는데...” 대한민국 배드민턴 국가대표 성한국 감독은 딸 성지현이 체육관에 나타나지 않았다며 먼저 말을 건넸다. ‘감독님! 아직 약속시간 십 분 전이에요.’ 잠시 후 성지현이 체육관으로 들어섰고, 어두운 체육관에는 카메라 셔터소리와 국가대표 부녀 성지현 & 성한국 감독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가득 찼다.

글 배지원 기자 │ 사진 김경겸 기자 

 
한 집안에서 국가대표 한 명이 나오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무려 세 명이다. 아버지는 국가대표 감독, 어머니는 국가대표 출신 체대 교수, 그리고 딸은 여자 단식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국가대표 선수다. 신이 점지한다는 올림픽 메달만큼이나 특별한 가족! 태릉에 분가중인 진짜 가족 성한국 감독과 성지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나라의 딸, 국가대표 감독의 딸, 그리고 성지현
   
 

성지현에게는 배드민턴 엄친 딸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닌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배드민턴 국가대표 출신 선수였고, 자신 역시 배드민턴으로는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선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누구의 뜻이 아닌 본인이 선택한 배드민턴으로 승부를 보기 위해 매일같이 부족한 점은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성지현의 모습을 본다면 아마도 배드민턴 엄친 딸이 아닌 배드민턴 잔다르크 성지현이라 불리지 않을까?

Q 배드민턴 가족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A 장점은 다른 선수들은 집도 멀고 가족들을 많이 못 보는데, 많이 볼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사생활이 없어요. 아버지가 다정다감하시지만 개인적인 외출 외박이 안돼요. 큰 문제죠! 하하
Q 가족들끼리 있을 때, 보통 어떻게 지내나?
A 동생이랑 만나면 막 노는 편이에요. (웃음) 초딩같이! 그냥 어린이처럼 놀아요. 그래서 엄마랑 아빠가 대학생이나 고등학생이랑 똑같다고 그러세요. 집에서는 텔레비전도 보고, 컴퓨터도 하면서 동생이랑 서로 괴롭히면서 재미있게 보내요.   

Q 동생이 싱가폴에 있지 않나? 최근에 언제 봤나?
A 오늘 봤어요! 1월에 한국에 왔거든요.

Q 부모님 두 분이 다 선수출신이다. 이것만큼은 부모님을 닮았으면 하는 게 있나?
A 선생님들이 운동을 하는데 있어 엄마의 근성을 닮았으면 이미 금메달을 따고도 남았다고들 하세요. 성격은 아빠와 엄마 반반 닮아서 느긋할 땐 아빠의 모습이, 급할 땐 엄마의 모습이 나와요. 얼굴은 엄마랑 판박이지만(웃음).

Q 선수촌에서 아버지와 지내는데 함께 시간을 많이 갖나?
A 쉬는 날이면 집에 함께 가고, 일요일이면 교회에 같이 가죠.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녔는데 아빠랑 저랑 여기서 9시에 출발해서 10시 예배드리고 가족이 모여 점심을 먹고 다시 선수촌에 와요. 

Q 2012년이 가기 전 가족끼리 해보고 싶은 게 있나?
A 오늘 사진을 찍으면서 느낀 건데, 이제 가족사진 찍을 때가 온 것 같아요. 어릴 때 찍어보고 없어요.

   
Q 성지현에게 있어 배드민턴이란 무엇인가?
A  배드민턴은 내 일부예요. 운동을 계속 하면서 인생이 많이 변했어요. 배드민턴으로 시작해서, 배드민턴으로 끝을 볼거니깐 결국 배드민턴은 제가 되겠죠. 

Q 목표를 듣고 싶다. 
A 모든 선수들의 꿈은 올림픽 금메달이죠. 금메달 따고,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봉사, 선교을 가고 싶어요. 그렇게 선교를 가서 누군가를 도와주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더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Q 많은 분들이 성지현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해달라.  
A 이렇게 기대를 해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해요. 첫 올림픽이니깐 최대한 부담 갖지 않고, 편하게 하려해요. 올림픽은 이변도 많고 변수가 많으니 최대한 마음을 편하게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Q 아버지 성한국 감독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많이 걱정하고 생각이 많으실 텐데 저 열심히 해서 꼭 금메달 딸게요. 

   
여기는 국내 1위를 만드는 곳이 아닌 세계 1위를 만드는 곳이다.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세계 정상으로 가기 위해선 자신의 한계를 계속 뛰어 넘고 노력해야한다.  

 
대한민국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봉장 성한국 감독, 아버지와 감독 사이  
성한국 감독은 단식과 복식을 넘나들며 한국선수 최초로 전영오픈 4강에 오르며 80년대 한국배드민턴을 이끌었다. 2011년 대한민국 배드민턴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되며 런던올림픽을 향한 선수들의 꿈을 이끌어주는 선봉장이 되었다.    
  
Q 국가대표 부녀이다. 선수촌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데, 어떤가요?
A 지현이와 부녀지간이지만 선수촌에서는 별개이다. 같이 어울릴 시간이 별로 없다. 각 파트들이 있고, 난 훈련할 때 종합적으로 관리를 해야 하는 입장에 선수들을 똑같이 지켜봐야 하기에 특별히 챙기고 하는 상황이 안 된다. 지현이는 지현이대로 선수로서의 삶, 나는 감독으로 감독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Q 성지현 선수가 학교에서는 엄마, 선수촌에서는 아버지와 함께 지내 사생활이 없다고 하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감독님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요?  
A 일반인들과 다르게 운동선수들은 휴식까지 지도자들이 관리를 해야한다. 배드민턴은 해외 대회도 많고, 지도자들도 선수촌에서 선수들과 함께 지내기에 개인 시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Q 아들은 운동을 안 하는데, 한참 사춘기에 공통의 관심사가 없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A 사실 아들한테 많이 미안하다. 아들은 아버지하고 생활을 하는 것이 커가는 과정에서 중요한데 이런 시간을 많이 없어 아버지로서 자격미달이다. 아이는 불만이 많을 것 같다. 출퇴근을 한다거나 그러면 가능하겠지만 여기서 같이 선수들과 함께 생활을 하니 현실적으로 많이 어렵다. 나는 나와 있는 상태고 집사람도 학교일 보고 해야 하니, 아들이 혼자 생활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염려가 되는데, 대신 엄마가 많이 챙겨준다.  지금은 아들이 무언가는 본인 나름대로 하겠다고 고민하고 선택하고 하는 것을 지켜봐주려고 한다.

Q 가족들끼리 모였을 때 배드민턴 자주 치나요?
A (웃음)안 치지. 전에 한 두 번은 쳐봤는데 지금은 거의.......

Q 2012년이 지나기 전에 가족끼리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A 가족여행을 못해봤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이 나면 가족 여행을 가고 싶다. 가족이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었다. 가족사진도 찍고, 할 게 많네(웃음).

Q 성지현 선수에게 이건 나를 좀 더 닮았으면, 혹은 엄마를 더 닮았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A 시합을 할 때 지현이에게 승부근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나보다는 엄마를 더 닮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웃음)엄마가 잘했으니깐, 지현이도 더 잘 했을 것이고. 상반되게 비춰질 수 있는데, 지현이의 안정적인 모습이 경기에 있어서는 끈기 있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근성이 부족하게 비춰지는것 같다.

Q 성지현 선수에게 아버지로서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을 것 같아요.
A 아버지의 욕심으로 1등을 했으면 좋겠지만 그건 두고 봐야할 것 같고, 요즘 목표의식이 뚜렷해진 것 같다. 조금씩 전보다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보이니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올림픽까지 욕심이 화를 부른다. 그렇기에 그때까지 충분히 준비를 해서 자신의 기량을 잘 보여줄 수 있게 결과만 보려주려 하지 말과 과정도 중요하니 착실하게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이건 지현이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Q 사실 예전 선수생활 하실 때랑 요즘 선수들은 많이 차이가 날 것 같은데요? 
A 지금은 선수 본인들이 목표에 도달해 가는 과정에서 동기부여도 되고, 더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려한다. 자신의 목표가 멀리 있다고 생각할 때는 와 닿지 않아 약하지만 점점 올라가면서 목표에 다가설 때는 행동과 태도가 많이 달라진다.

   
Q 박사학위 논문 주제가 지도자와 선수와의 관계였는데, 심리적인 요인에 있어 지도자의 역할이 많이 중요할 거 같은데요?  
A 지도자는 선수의 목표를 깨닫게 해주고, 그것이 이론적으로는 상호보완으로 협조 협동을 하면 된다고 한다. 이곳을 프로의 세계라 했을 때, 스포트라이트는 정상의 특급 선수에게만 가기에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 한다. 지도자는 그런 목표를 잊지 않게 해주어야 한다. 우리는 국내 1위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닌, 세계 1위를 만들어야 하기에 언제나 목표는 최고다. 사실 모든 것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일정기간동안 한계를 계속 뛰어 넘고 올인 해야 한다. 세계 제일의 정상을 가기 위해서는 자제해야할 것도 많다. 젊은 나이에 연애도 제대로 못하고 청춘을 여기에 다 바치는데, 선수와 지도자가 일심이 되어 목표를 향해 가야한다. 환희 뒤에 선수들의 고통과 땀이 배어 있다. 다 좋은 성적을 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많이 있기에 늘 선수들을 지켜보고, 힘을 준다. 


Q 올림픽은 변수가 많다. 혹시 대표팀에 ‘비장의 무기’라 할 수 있는 선수가 있나요?
A 그런 변수라는 게, 참가하는 선수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어차피 이변이고 변수이기 때문에 누가 될지 모른다. 누구나 같은 기회를 갖고 있는 것이다.

Q 재임 중에 아쉬웠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A 작년 세계 선수권 대회 4강에 남자복식 2개 조가 올라갔다. 중국의 카이윤-푸하이펑과 재성이, 용대가 준결승에서 만났다. 거기서 이겼으면 결승에서 우리나라끼리 붙을 수 있었는데, 그렇게 안됐다. 재성이 용대가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이 없다. 좋은 기회였는데!

Q 그렇다면 선수시절 잊지못할 순간도 있을 것 같은데, 언제인가요?
A 85년도로 기억하는데 일본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중국선수와 만났다. 이기다가 1-2역전패로 졌는데, 그때 나를 이겼던 선수가 결승까지 가서 우승을 했다. 그때만 해도 그 정도의 실력이 안됐는데 그 우승이 계기가 돼서 몇 년 동안 잘 됐다. 그 선수를 보면서 기회와 함께 고비가 올 때 포기하지 않고 넘어서야 훌륭한 선수들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평소에 준비가 되어 있어야 기회도 잡을 수 있다.

Q 올림픽을 앞두고, 코치진은 어떤 이야기를 자주하는가?
A 선수들 상태파악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의 훈련방법, 대회관련 이야기를 많이 한다. 올림픽을 앞두고 더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우리보다 선수들이 더 심하다. 잠도 못하고, 심리적 중압감들이 심한데 안정과 이완을 해주기 위해 계획하고 있다.

Q 큰 대회를 앞둔 선수들에게 자주 해주는 말이 있다면?
A 제일 중요한 것이 마음가짐과 몸 관리이다. 어떻게 올림픽을 준비하는가. 그 시기에 맞춰 최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Q 마지막으로 월간배드민턴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월간배드민턴이 처음 창간되면서 생활체육과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엘리트 선수들을 다뤄주어 좋았다. 그런 노력들이 모여 배드민턴의 발전에 힘을 실어주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많은 독자 분들이 관심을 갖고, 응원해준다면 선수들에게도 많은 힘이 될 것 같다.

   
부모님이 걸어오신 길에 누가 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성지현의 말이 귀에 맴돈다. 그것은 비단 성지현 뿐만 아니라, 선배들이 걸어간 길을 따라 가는 다른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다. 선수들과 코치진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누리는 소소한 가족과의 행복을 반납하고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향해 걸어가는 길은 매우 멀고 험하다. 대한민국의 대표가 되어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세계로 나가 한국을 알리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지금 흘린 땀방울이 뜨거운 환희의 눈물이 되어 돌아올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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